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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redible India

[인크레더블 인도여행] 델리 둘, 바하이 사원(Bahai Temple)에서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여행에서는 신문조차도 신기해서 찰칵.

 

어제 만난 건과 S를 만나 아침으로 탈리를 함께 먹기로 했다. 호텔 조식을 그냥 놓치기는 아쉬워 간단하게 한접시 하고 다음 접시는 탈리를 먹어야지. 조식에서 꽉꽉 눌러담은 접시엔 Paw, Bhaji, Sambhar, Vada.

 

그랜드 굳윈 호텔(Grand Godwin Hotel)의 식당은 이렇게 동글동글한 계단을 끝까지 올라가거나 팬이 천정에 달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오늘 아침은 밥을 먹고 내려가는 길에 필리핀에서 온 시인 아재를 만났다. 붙임성 좋은 시인 아저씨. 매번 지나가는 투숙객들과 스텝들에게 살갑게 말을 붙이던데, 조금 더 친해져서 시하나 보여달라고 할껄 아쉽네.

 

 

 

살짝 뒹굴뒹굴하다 탈리원정을 떠났다. 하지만 조식에는 탈리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Tadka 4986. 또륵. 어쩔 수 없이 추천메뉴를 받아 시도해보았는데 역시 추천메뉴는 왠만해선 실패하지 않아. 감자전같은 맛이나는 알루 파라타(Aloo Parata), 인도음식이 조금 지겨워졌을 때 한국인이라면 싫어하지 않을 맛같다. 인도판 감자전과 인도에서 처음맛보는 라씨의 콜라보도 꽤 좋은 편. 인도에서는 1일 1라씨라던가. 이렇게 흡족하게 배를 채우며 델리에서의 두번째 날을 열었다.

 

 

 

S가 석류쥬스를 극찬하기에, 석류쥬스를 하나 물고 여정을 떠나기로 했다. 석류쥬스를 주문하면 그 때 석류알을 하나하나 일일이 까서 갈아준다. 석류 쥬스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인도인들의 호기심은 그치지 않는다. 테라스에서 안녕안녕 해주는 인도인들과 와우 카페 철수 친구 만수(둘다 인도인)라는 청년이 장난치는 덕분에 석류쥬스 금방 겟!!! 그들의 노동에 비해 너무 싼 80루피(1200원) 석류쥬스로 짠하고 서로의 여행을 기도해주며 그렇게 빠간에서 만난 우리들은, 또 빠간에서 헤어졌다.

 

 

 

오늘도 비가 토독토독 내린다. 비도 오니 비에 어울리는 연꽃 사원에 가봐야지. 레를 위해 준비할것이 있다는 건군과는 헤어졌지만, 오늘이 델리에서의 마지막 날이라는 S가 함께 하루를 보내자하여 우버를 도전해보았다. 역시 편리함이 좋긴 좋다. 에어컨 나오는 택시는 릭샤보다 손에 닿는 느낌은 덜하지만 쾌적하고도 쾌적하다. 무엇보다 우버 기사도 더 돈받을 시스템이 불가능하니 흥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더더욱(빠간에서 바하이 사원 우버 110 INR, 약 1800원).

세계는 하나요.
인류는 그 국민이다

 

 

바하이는 이러한 교리아래 하느님의 단일성, 종교의 단일성, 인류의 단일성을 주장하는 종교이다. 내가 이 종교가 흥미로웠던 이유중 하나는 횰이 가끔 말해준 음모론들(?) 중의 하나인 종교의 단일성을 표방하는 진짜 종교가 이 바하이 였기 때문. 클립을 보면 모든 종교가 믿는 신들이 결국은 다 같은 하느님으로부터 나온 선지자들이고, 이에 모든 종교는 화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듯하다. 과연 역사적으로는 얼마나 이 근거를 뒷받침할 수 있으려나. 횰은 또 일루미나티닷!!! 할지도 모르지.

 

신은 어차피 지고지순한 하나의 대상이니 그걸 가지고 논쟁하고 누가 더 우월한가를 겨룰 필요가 없다고 주창한 시크교의 창시자 구루 나낙(Gurn Nanak)이 한 말이다. 인도의 역사도 중국의 역사처럼 카오스의 한가운데였고, 많은 왕조들이 사라졌다 분열했다. 새 왕조가 생긴다는 것은 백성들은 궁전과 성을 지어야 한다는 뜻이고, 젊은이들은 전장의 이슬로 사라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인도의 그 왕조들은 종교의 이름하에 서로의 평화를 위하기 보다, 상대방의 전멸을 위해 싸웠다. 자신의 진리를 위해, 혹은 자신의 권력을 위해. 그러한 결과가 서로를 인정할 수 없어 반달한 어제의 꾸뜹이일 것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이러한 종교통합의 노력들이 일어났나보다. 어제의 반달과 오늘의 화합사이. 바하이 사원에 오니 마음이 묘하다. 

 

비오는 토요일, 예쁜 사리와 옷들로 차려입고 맨발로 사원으로 향하는 이들. 행렬처럼 모든이들은 신발을 벗고 나란히 나란히 사원에 들어간다(신발담는 백을 나눠주어요). 바하이 사원은 주로 명상을 위해 이용된다고 한다. 토독토독 내리는 비는, 사원 안을 더 차분하게 감싼다. 커다란 돔모양의 하얀 바하이 사원 안에 빛이 안을 가득 채웠을 때는, 어떤 느낌일까. 그 따스함에 더 평화로워질 것같다. 안내받은 그룹대로 가만히 앉아 약 5분?가량 명상하는데 그 시간이 짧고 자유롭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로스코를 볼때처럼 그냥 마냥 앉아 빗소리를 듣고싶은데 인도 인구가 그걸 수용할 수 없는 현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