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처음과 마지막은 의미를 더 부여하게 된다. 이말인 즉슨, 인도에서 처음 먹는 아침이 너무나도 기대되었다는 말이다. 인도에서 제일 처음 먹는 음식은 어떤 맛일까. Grand Godwin Hotel의 조식은 호텔의 제일 꼭대기층에 올라가면 먹을 수 있다. 약 10가지 정도의 인도식 음식들과 간단한 토스트, 시리얼 등이 매일 제공되어서 선택하지 않아도 배부른 아침. 맛집이라기엔 조금 아쉽지만 무난한 맛에 아직 인도음식을 잘 모르는 초보자인 내가, 이것저것 먹어보기엔 좋았다.
"다 먹어버릴테야♥♥"
씐나서 열심히 가져다 먹은 음식들은 Poori, Bhaji, Sambhar.
레스토랑이 제일 윗층에 있어 무엇보다 내가 사랑하는 루프탑에서도 먹을 수 있긴 한데, 뭐야 하늘 보이는 위층이라고 다 루프탑이라고 할 순 없는거야. 내가 델리에 있는 동안은 비가 오거나, 먼지가 심했다. 그리고 비가 올 때면, 호텔 레스토랑의 이곳 저곳에 물이 샜다. 아쉽지만, 델리의 모닝 테라스는 다음에 즐겨보는 걸로.
인도 루피는 한국에서 환전하기가 어려워, 대개 달러를 환전해 와서 루피로 재환전 하거나 씨티은행 혹은 하나 비바카드 등을 애용하는 듯 하다. 큰 돈 들고 다니기 무서워하는 쫄보라, 나는 대개 삼일 정도의 경비를 인출해 사용한다. 조식을 먹고 루피를 인출하기 위해 ATM에 갔는데 왜 때문에 내 돈 안 주는거얏. 나한테 왜그래. 괜찮다고 했었잖앙. 식겁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숙소에 돌아와 카드회사에 전화를 했다. 괜찮을거야 주문을 걸며, 다행히 하나은행에 전화해서 핀코드를 풀고 다행히 일용할 루피를 손에 쥐었다.
그래, 어디든 사람사는 곳이고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된다.히힛, 밥도 먹고 돈도 있으니 이제 놀 준비 끝!!
내가 오직 원한건, 꾸뜹 미나르.
단지 “꾸뜹 미나르”에 가고 싶었다고!!!!
하지만, 이방인에게 눈을 반짝이는 이들은 자꾸 내 친구라며 말을 건다. 아무도 믿지마가 시작되었다.
Hello, Friend.
Trust me, Only me.
Don’t trust anybody
메트로를 타기 위해 구글신님의 아바타가 되어 걸어가는 중이었다. 뉴델리역쪽으로 가는 길은 더럽고 복잡하다. 북적북적한 길 가운데 수도 없이 많은 이들이 강렬한 눈빛으로 스쳐가고 수도 없이 많은 이들이 말을 건다. 지도를 보느라 주춤한 사이 한 인도인이 날 불러세웠다. 자신은 여기 상점 주인이라 너한테 사기칠 이유가 없다며. 노랑이 메트로 센트럴로 가란다. '아닌데, 뉴델리역에서 갈 수 있는데?' 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릭샤도 20에 잡아주길래, 일단 뭔가 분위기에 이끌려 타버렸다. (과거의 나, 타는 거 아니야.)같이 타도 되냐고 덥석 앉는 친구라는 그 아이. 너....너무 자연스럽다.........
이제부터 모두가 아는 이야기. 델리 왔는데, 이거 안 겪으면 억울한건지. 기차 예매 이야기를 꺼내길래 그래 한번 뭐하나 보자했더니 마구마구 사짜냄새 나는 오피스에 데려간다. 아니, 왜, 정부 투어센터가 밖에 있냐고. 그래도 그 알 수 없는 오피스가 생각보다 쾌적해서 잠시 씐난 인간, 나란 인간. 뉴델리와 이곳의 복잡함에 어질어질 적응 중인데 에어컨 나오고, 깨끗한 쾌적한 환경에서 잠시 몸을 쉬었다는 것이 좋았다. 짜이도 줘서 우와 우와 맘속으로 환호하고 ㅋㅋ맛있는거 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니까. 그리고 이 이후부터 인도여행을 준비했다면 모두가 아는 이야기, 그 뒤부터는 누가누가 거짓말 더 잘하나 대결이 되었다. (나는 갑자기 남친이 생기고, 남친이 내일 오는 여자가 되었지) 어쩔 수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사기당할 것 같다면 쫄지 말 것. 같이 거짓말 대결을 하면 되어요.
정부 투어 사기를 릭샤값으로(40 IDR) 퉁치고, 드디어 메트로 입성!! 아 정말 혼돈의 카오스에서, 아무도 나에게 친구라며 말 걸지 않는 메트로에 들어오니 지하철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릭샤꾼들에게 시달리다 보면, 정찰제인 메트로는 아무리 지옥철이어도 영혼의 쉼터이다. 아♥ 조용해, 지하철은 평화로워♥
인도 일회권 지하철표는 동그란 토큰, 메트로 안에 들어가자마자 커피숍이 있길래.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었다. 입구 바로 앞에 커피숍이 나를 반긴다는 건, 어서와란 얘기잖아♥♥ 놀란 마음도 진정시킬겸 라떼 한잔 들고 인도 메트로 입성 그리고 이때부터 카페 커피데이 도장찍기는 시작되었다.
빠간 - 꾸뜹 미나르 : 노란색 메트로타고 꾸뜹 미나르까지 도착 후 릭샤 타고 5분 거리.
드디어 꾸뜹미나르역에 도착!!
빠간에서 꾸뜹미나르역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1시간 정도의 거리였는데 나는 이래저래 뺑뺑이 도느라 2시간 정도가 걸렸다. 게다가 정신적 거리는 반나절ㅋㅋㅋ
내 정신적 공황마냥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다. 꾸뜹미나르역이 관광지라 그런지 관광객호갱을 잡으려고 왈라들이 와글와글. 비도오고 우산도 없는데 난 저길 뚫고 지나갈 용기가 없어서 바들바들 떨고있다가 그래 그냥 호갱이 되자라는 마음으로 반정도만 깎고 오케이! 수락해버렸다. 나란 여자, 포기가 빠른 여자. 포기하면 편하다.
내가 꽤 많은 돈을 수락한건지 자기네들끼리 싸우기 시작한다. 바가지 같지만(아니 맞음) 80루피를 주고 꾸뜹미나르로 고고 “유어 마이 게스트”를 필두로 온갖 감언이설을 다하고 마지막에 다시 데리러올께 시간약속까지 한 뒤 사진찍자는 왈라. 하........나 좀 그냥 보내 주면 안되겠니? 꾸뜹 미나르, 너에게 가는 길이 너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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